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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치기 – 돌 하나로 피어난 승부의 미학

by 에너지버스 2025. 6. 25.

그때는 이렇게 놀았지요

비석치기 – 돌 하나로 피어난 승부의 미학

1. 골목의 전략가들, 돌 하나에 모든 걸 걸다

비석치기는 한 손에 딱 맞는 평평한 돌 하나면 시작할 수 있는 놀이였습니다.
아이들은 동네 골목에 모여 서로의 '비석(돌)'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며 승부를 겨뤘죠.
놀이지만 진지했고, 작전은 복잡했고, 집중력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한 번 던진 돌에 모두의 시선이 모이고, 적절한 타이밍과 정확한 손놀림이 승부를 가르던 순간들.
어린 시절의 우리는 놀면서 전략을 배우고, 협동을 익히고, 실패 속에서 다시 도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단순히 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은 승부 속에서도 인내와 배려, 승복하는 태도를 익혔던 시절이었습니다.
돌을 던질 때마다 '한 방'을 노리던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잘 맞지 않아도 계속 시도하며 웃었습니다.
이처럼 비석치기는 몸뿐 아니라 마음을 키워주던 골목의 학교이자 인생 수업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몇 개의 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는 놀이라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게다가 도전과 실패, 그리고 승리에 따른 기쁨까지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니, 단순한 과거의 놀이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2. 시니어와 비석치기, 몸과 마음의 회복 놀이터

이제 골목놀이는 추억이 되었지만, 어르신들에게 비석치기는 여전히 따뜻한 기억입니다.
몸을 움직이며 정밀한 동작을 수행해야 하는 이 놀이는 시니어의 소근육 운동과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입니다.
무릎을 굽히고, 돌을 던지고, 다시 주워 세우는 일련의 동작은 관절과 근육에 자극을 주며 자연스럽게 건강한 몸을 만듭니다.
특히 어깨와 팔, 다리의 협응력이 필요한 만큼 전신을 활용하는 활동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년배들과 웃고 떠들며 함께하는 시간은 외로움과 우울감을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돕는 치유의 시간이 됩니다.
비석치기를 통해 어르신들은 어릴 적 기억을 꺼내며 추억에 잠기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실내에서도 적절한 도구만 있다면 재현할 수 있어 시니어 프로그램으로도 추천할 만한 활동입니다.
또래들과 함께하는 공동의 놀이 경험은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고, 의사소통 능력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놀이를 하며 어르신들 간의 대화가 늘고, 자연스럽게 소외감이 줄어드는 점에서도 이 놀이는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해질때까지 비석치기하고 놀았지요


3. 전통의 연결, 세대 공감의 징검다리

비석치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닌, 세대를 잇는 문화적 기억입니다.
자녀들과 손주 세대에게 ‘이런 놀이가 있었단다’ 하고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은 그 자체로 교육이고 연결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낯선 놀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몸을 쓰며 즐기는 이 경험이 색다

른 즐거움을 줍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온 가족이 마당이나 공터에서 함께 돌을 던지는 풍경은 상상만 해도 따뜻하지 않나요?
가족이 함께 놀 수 있다는 점에서,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역할도 해냅니다.
전통놀이는 박물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질 때 진짜 의미를 갖습니다.
비석치기를 함께하면서 부모님은 아이 시절로, 아이들은 새로운 전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석치기는 단순히 ‘돌을 던지는 행위’가 아니라, 함께 웃고 응원하고 실패를 격려하는 공동체적 경험입니다.
이런 감정의 교류는 세대 간 벽을 허물고, 더 깊은 정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우리의 과거를 보여주고 미래를 함께 만드는 순간이 되는 거죠.


4. 다시, 마을 한 켠에서 돌을 던지다

요즘은 마을 축제나 시니어 문화센터, 복지관에서 비석치기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기도 합니다.
단순한 ‘옛날 놀이’가 아니라, 건강·정서·세대 공감이라는 가치를 담은 현재진행형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어르신 한 분이 돌을 집어 들고 ‘이거 내가 어릴 때 잘했지!’ 하며 던지는 그 모습은, 삶의 활기를 되찾는 순간입니다.
돌 하나, 움직임 하나가 시니어의 일상을 깨우고, 지역 사회를 잇고, 잊힌 정서를 다시 불러내는 촉매제가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도구가 아니라, 작은 추억 하나로 웃을 수 있는 자리 아닐까요?
언제든 돌 하나로 시작할 수 있는 놀이,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석치기는 시니어들이 스스로 삶의 활기를 찾는 방식이자, 지역 공동체 안에서 의미 있는 활동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 작은 돌이 던져질 때마다, 우리 마음속에서도 어릴 적 기억 하나가 깨어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