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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시니어, 그들의 인생 박물관 방문기

by 에너지버스 2025. 4. 2.

함께 한다는것은 나란히 가는것이다

< 내가 만난 시니어, 그들의 인생이 들려준 지혜 >

시니어를 만나는 길 위에서


나는 전국의 경로당과 노인대학을 다니며 시니어들과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그곳에서 나는 가르치러 간다기보다 인생을 배웁니다.
배움에 열정적인 70대, 손을 꼭 잡고 친구와 함께 웃는 80대,
다소 어눌한 말투로도 발표에 당당히 나서는 90대.
그들은 나에게 매 순간 삶의 새로운 교과서가 되어줍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나는 종종 생각에 잠깁니다.
‘이분들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젠가 나도 이 자리에 앉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까.
그들은 내게 나이 듦이 두려움이 아니라, 또 다른 계절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기억 속의 아름다운 자책


예전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당시, 편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말없이 조용하셨지만,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우리 할멈이 쓰러졌을 때… 내가 옆에 있었는데도 아무것도 못 했어.
손 한번 못 잡아주고, 그냥… 보고만 있었어.

돌려 눕혀주지도 못한 나자신이 정말 한심했어.”

그 말씀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할 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의
그 무력함과 자책이 목소리에 묻어 있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께 나는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끝까지 누군가를 책임지고 싶어 한다는 것.
그 마음이 어르신의 자책 너머로 보였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내 안에 남아 오래도록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들이 내게 들려준 지혜


내가 만난 시니어들은 인생을 ‘지나온 시간’이 아닌,
‘여전히 살아가는 시간’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자녀 뒷바라지 끝에야 자기 삶을 찾아 책을 읽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친구의 부고를 마주한 날에도
정장을 차려입고 강의실에 왔다.
“오늘 빠지면 다음 주가 더 힘들어져요.”
그분의 그 말은 책임감의 품격이었다.

또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혼자지만 외롭지 않아.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다는 게,
사람 사는 거지 뭐.”

돈도, 경력도, 명예도 아닌
함께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는 삶,
그것이 진짜 사람 사는 방식이라는 것을.

그들의 삶은 한 권의 책과 같았습니다.

한 어르신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작은 것에 감사하게 돼.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그분들의 이야기는
저에게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웠습니다.

 

                                                                          행복한 관계 온도

 

● 마무리하

나는 시니어들과 만나며
그들의 시간 속에서 나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들이 건네준 말,
마주한 표정, 그리고 함께 웃던 순간들이
모두 나에게 살아가는 지혜가 된다.

그분들의 인생을 듣는다는 건,
한 권의 책을 온몸으로 읽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책은 오늘도
내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한사람의 시니어가 돌아가시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